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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영화 & 드라마

나혼자산다 기안84 풀코스 마라톤 시청 후기

by 허슬 2023. 10. 30.

요새 유튜브로 나혼자산다 영상을 계속 보는데, 기안84 풀코스 마라톤 편을 보게 되었다.

처음엔 아무 생각 없이 재미로 보다가 점점 생각이 많아지고 마지막엔 눈물도 찔끔 났다.

그래서 어떤 생각들을 했는지 정리해보려고 한다.

넘어지고 또 일어나고

마라톤에 관심이 없어서 직접 해본 적은 없거니와, 누군가 마라톤을 하는 것도 본 적이 없다. 근데 이번에 기안이 마라톤 뛰는 걸 보면서, 자연스럽게 마라톤이 사람의 인생과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살아가다 보면 정말 다양한 유형의 고난과 역경을 겪게 된다. 그리고 가끔씩은 그 고난에 휩쓸려 나 스스로가 주저앉기도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결국엔 털고 일어나 다시 내 인생을 살아가는 모습이, 기안이 힘들어서 주저앉았다가 다시 일어나서 달리는 모습과 겹쳐 보였다. 넘어지고 또 일어나서 달리는 게 우리들이 인생을 살아가는 방법 아닐까?

모두 각자만의 레이스를 하고 있다

기안이 힘들어서 겨우겨우 한 걸음씩 뛰어가고 있을 때, 시각장애인 할아버지가 자원봉사자와 끈으로 서로의 팔을 연결한 채 기안을 앞서간다. 기안도 이 분을 보면서 마음이 좀 그렇다고 했던가? 정확히 뭐라고 했었는지는 기억이 안 난다. 이 상황을 보면서 기안은 지금 본인이 가장 힘들고 포기하고 싶었을 텐데, 저 할아버지가 달려가는 것을 보고 무슨 생각을 했을까? 싶었다. 그리고 만약 내가 기안의 상황이었다면 이렇게 생각했을 것 같다. 내가 아무리 힘들고 세상에서 제일 불행하다 느껴져도, 사실 모든 사람이 각자만의 레이스를 달려가고 있는 거구나. 저 사람들도 다 자신만의 싸움을 하고 있을 수도 있겠다. 나만 포기하고 싶은 게 아니구나. 나 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들도 각자의 이유로 포기하고 주저앉고 싶을 수도 있을 텐데 저렇게 달려 나가는구나. 예전에 읽었던 한 책에서 “아무리 보잘것없는 몸뚱어리의 소유자라 할지라도 우주만 한 크기의 사연 하나쯤은 가슴속 깊이 소중하게 간직한 채 살아가기 마련이다. “라는 글을 봤던 게 떠올랐다. 이 세상이 내 우주 안에서 돌아가는 것 같지만 사실 그 우주는 모든 사람에게 하나씩 있는 거니까

노력이 쌓이면 능력이 된다

기안이 중간중간 힘들 때 에너지 젤이라는 걸 먹었다. 찾아보니 글리코겐이 부족하면 뇌가 의도적으로 움직임을 제한하는데, 이를 방지하고자 글리코겐을 빠르게 보급해 주는 용도인 듯하다. 그런데 이미 체력적으로 한계에 다다랐을 때 에너지 젤도 소용이 없는듯해 보였다. 나는 여기서 에너지 젤은 꾀, 평소에 꾸준히 달려서 얻은 체력은 노력으로 대입해서 보게 되더라. 순간순간 꾀를 부려서 문제를 해결하면 당장 급한 문제는 해결되어도, 내 능력이 생기는 것 같진 않다. 근데 평소에 노력해서 내 능력을 만들어두면 정말 그 능력을 활용해서 문제를 해결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나와 함께 달려주는 사람

기안이 달리면서 몇 번씩 주저앉는 동안 러닝메이트들이 계속 격려해 주고, 속도도 맞춰주고 하면서 다시 기안을 몇 번이고 일으켜 세웠다. 이걸 보면서 만약 내 인생이 마라톤이고, 함께 달려주는 사람이 있다면 그건 누굴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시기에 따라 조금씩 다를 순 있겠지만 “친구”가 나와 함께 달려가는 사람이 아닐까 싶었다. 그리고 만약 남자친구가 있고, 그 사람과 서로 성장해 오는 모습을 지켜봐 왔다면 연인도 나와 함께 달려주는 사람이 아닐까 생각했다.

결승선에서 나를 반겨주는 사람

나와 달려주는 사람 말고, 결승선에서 나를 반겨주는 사람이 있다면 그건 부모님이 아닐까 생각이 들었다. 이미 내가 달려온 길을 가봤고, 저 멀리서 내가 달려오는걸 계속 기다려주고, 도착했을 땐 진심으로 기뻐해주고 축하해 주는 사람. 부모님밖에 떠오르지 않았다.


진짜 나혼자산다 보면서 이렇게까지 많은 생각을 할 줄 몰랐는데 참 나도 내가 신기하다 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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