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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리어

스타트업에 입사하다.

by 허슬 2021. 1. 17.

2020년 1월 중순에 페칭에 입사한 이후,

이제 진짜 딱 1년 정도가 지났다.

 

 

많은 일들이 있었고,

가치관이나 인생 목표가 뒤바뀌기도 했고,

정말 다양한 감정들이 순간순간 지나치기도 했다.

 

 

솔직히 스타트업에서 일하는 거 정말 힘들다.


일한다기보다 버틴다고 말하는게
더 나을지도 모르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아직 스타트업에서 일하고 있다.

 

 

일하면서 느끼는 감정이나 생각에 대해

하고싶은 말들이 정말 많지만,

하나씩 차례대로 썰 풀듯이 이야기 해볼까 한다.

 

 

그리고 그 첫번째 이야기는
내가 스타트업에 입사하게 된 계기이다.

 

 

 

 

 


졸업하면 어느 회사 갈거야?

 

대학교 2학년 때 까지는 누군가 저렇게 질문하면

부모님의 바람을 그냥 그대로 말했다.

 

 

대기업이나 공기업이 좋으니까,

그런 곳으로 가라고 하니까,


그냥 그게 좋은가보다 하고

자연스럽게 나의 목표가 되어있었다.

 

 

진심으로 이루고싶은 목표라기보다

질문에 답하기 위해 세워놓은
가상의 목표가 맞는 거 같다.

 

 

그러니 스스로 동기부여가 전혀 되지 않아서

그에 따른 노력도 하지 않았다.

 

 

팀플 자체는 재밌어서 열심히 했지만

시험 공부는 벼락치기로 대충 때우기 식이였다.

 

 

그 와중에 남들 다 하니까,
스펙은 쌓아야 할 거 같아서,

대외활동은 틈틈이 해놓긴 했다.

 

 

그 중 하나가 교내 취업지원센터에서 주최한

하계 취업캠프였다.

 

 

이 때부터 알게 된 취업 지원관님이 추천해주셔서

미국 인턴십에 지원하게 되었고,
운 좋게 선발도 되었다.

 

 

그리고 이 미국 인턴 생활이

내 인생의 첫 번째 터닝포인트였다.

 

 

 

 


나중에 하고 싶은 일이 뭐야?

 

미국으로 가기 전에는 그냥 설레기만 했다.

해외여행도 아니고 거기에서 몇달을 살다가 온다니.

 

 

하지만 인턴 생활을 하면 할수록
현타만 계속 맞았다.

 

 

첫 번째로, 만나는 사람마다
나중에 어떤 일을 할 거냐고 물어보는데

대답하기가 진짜 어려웠다.

 

 

우리나라에서는 보통 졸업하고
어느 회사 갈거냐고 물어본다.


근데 미국에서는 나중에
무슨 일을 할 건지 물어본다.

 

 

한국에서는 그냥 어느 회사 갈거라 답하면 된다.


하지만 미국에서는
내가 어떤 일을 왜 하고싶은지 말해야한다.

 

 

생각해본 적이 없으니 대답하기 어려워서

그냥 그 자리에서 생각나는대로
물어본 사람마다 다 다르게 답변했다.

 

 

그러다보니 내 정체성에 혼란이 왔다.

 

 

두 번째로, 실리콘밸리에 모인
IT에 미친 열정을 가진 사람들을 보며


난 도대체 어떤 일에
저 정도의 열정을 가질 수 있을지
고민하기 시작했다.

 

 
현타를 미친듯이 맞으면서

사람 만나는 게 즐겁지도 않았고,

일 하는게 즐겁지도 않았다.

 

 

혼자 여행 다니면서
나 스스로에게 정말 많은 질문을 했다.


21년동안 하지 않은 질문들을
22살에 처음으로 하기 시작한 거다.

 

 

 

 

 


하고 싶은 일 찾기

 

미국에서 한국으로 돌아와서

바로 부모님께 휴학 통보를 했다.

 

 

그리고 30살때 까지는 내가 무슨 일을 하든

아무 말도 하지 말아달라고 으름장을 놓았다.

 

 

내가 진짜로 하고싶은 일을 찾고싶었다.

우선 내가 취미로라도 좋아하던 일에
무작정 뛰어들었다.

 

 

게임을 좋아해서 게임 방송도 해보고,

옷을 좋아해서 옷 장사도 하려했다.

 

 

하지만 그 무엇하나 끝까지 해낸 게 없었다.

 

 

친구들은 도전하는 것 자체가
대단한거라고 말해줬지만,

나는 내 스스로가 진짜 부끄러웠다.

 

 

좋아하는 일 찾겠다고 이것저것 다 해보는데

뭐 하나 이룬게 없으니까.

 

 

딱 하나 좋은 게 있었다면

항상 음악, 게임, 옷에 대해 미련이 남아있었는데

직접 실패를 겪고나니
그 미련들이 깨끗하게 사라졌다는 거다.

 

 

그리고 다음으로는

내가 "할 수 있는 일"에
집중해야겠다는 생각으로 이어졌다.

 

 

그리고 4학년으로 복학했다.

 

 

 

 

 


4학년 끝, 페칭 입사

 

복학하고나서 일단
학점을 잘 받아야겠다 생각하고

입학한 이래로 가장 열심히 공부했던 거 같다.

그리고 공모전, 교내대회 등 대외활동도 몇가지 했다.

 

 

당시에는 학점 관리하고 대외활동도 여러가지 하면서

취준까지 병행할 수 없다고 판단했고,

1년 졸업 유예하며 취준모드로 돌입하려 했다.


지금 돌이켜보면
모두 병행할 수 없다는 건 핑계였지만.

 

 

아무튼 4학년 2학기 기말고사가 모두 끝나고,

그냥 내가 지금까지 한 활동들을 정리해보려고

스타트업 채용 사이트에 내 프로필을 작성했었다.

 

 

근데 정말 신기하게도 몇몇 회사에서 연락이 왔다.

 

 
연봉도 가장 높게 부르고

집까지 지원해준다는 세종시에 있는 게임 회사,


프로필만 보고 디자인까지 가능한
프론트엔드 개발자인줄 알았다는 커머스 회사,


꽤나 큰 자산운용사의 자회사로
내가 원한다면 기획자 포지션도 가능하다던
인공지능 기반 스타트업,

 

 

그리고 마지막이 지금의 회사, 페칭.

 

 

세종시에 위치한 회사를 제외하고는

한 번 경험해보자는 마인드로
모두 면접까지 보고 왔다.

 

 

면접을 보고 난 뒤,
스타트업에서 한 번 일해보는 것도
좋을거란 생각이 들었다.


우선 먼저 연락이 온 곳에서 일하는 게
정말 나를 필요로 하는 곳에서 일하는 거 같았고,


스타트업은 자유롭게 일하는 거 같으니까
취준 병행하기도 좋아보이고,


일단 경력을 쌓고 경력직으로 이직하거나
중고신입으로 지원해볼 수도 있을 거 같았다.

 

 

그리고 그 중에 다른 회사를 더 알아보지 않고
바로 페칭을 선택했던 이유는

패션 분야가 어릴 때부터 내가 좋아하던 분야라
재미있어 보였다.

 

 

처음에는 저런 생각으로 입사했었다.

얼마나 짧고 가벼운 마음이었던지.

 

 

아무튼 이런 계기로 입사하게 되었고,

그간 많은 일들이 있었는데

앞으로 차례대로 하나씩 썰을 풀어보려고 한다.

 

 

누가 볼 진 모르겠지만
지금처럼 회고하듯이 써나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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