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초에도 꼭 회고록을 쓰자고 다짐했던 거 같은데 못 지켰었다... 올해는 제발 1월 안에는 꼭 쓰자는 생각이었는데 생각보다 빨리 쓰는듯 ㅎㅎ
회고록 간단하게 쓰려했는데 한 주제만으로도 엄청나게 내용이 많이 나와서 몇 번에 끊어서 써보려고 한다! 스타트는 퇴사썰이다!
작년 한 해 내 인생에서 가장 큰 사건이 뭐였을까 생각한다면 아무래도 첫 회사와 완전히 이별한 일인 거 같다. 당시에 이직하겠다고 결정을 급하게 내리기도 했고 충동적이지 않았나 자책도 했었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결심만 미뤘던거지 이별은 직감하고 있었던 거 같다.

이직을 결심하기 직전에 검블유 드라마를 정주행 했었다. 드라마 속에서 단기 목표를 위해 만들어진 TF 조직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보면서 내 상황을 대입해보는게 참 재미있었다.
스토리 중에 국내 포털 2위 회사의 한 팀장이 회사 초기에 엄청 고생하면서 만들었던 마이홈피 서비스가 사용자가 없어지면서 서비스를 종료하게 되는 상황이 있었다. (마이홈피 서비스는 현실에서 싸이월드 같은 서비스임.)
서비스가 종료된다는 소식을 들은 예전 동료가 어떻게 그렇게 힘들게 만들어서 성과를 낸 서비스를 종료하냐면서 예전에 서비스 잘 됐을 때 즐거웠잖아! 이런 식으로 말을 했는데,
팀장이 그 이야기를 듣고 정색하면서 자기는 즐거웠던 적 없었고 하루하루가 힘들었다고, 이제 이 서비스는 과거의 영광일 뿐이고, 자신은 현재 회사를 위해 할 수 있는 선택을 하는 것이라며 냉정하게 말했다. 그리곤 혼자 있을 때 막 울었다.
뭔가 첫 회사 퇴사하던 당시를 회상하면 검블유의 저 장면이 떠오른다. 회사 마지막 출근 날 대표님을 비롯한 남은 팀원들에게 정말 안좋은 내색 하나도 안하고 퇴사기념으로 대학교 친구를 만나러 갔다. 그리고 친구랑 이야기하면서 막 울었었다..
친구한테도 이야기했지만 내가 첫 회사에서 가장 열정적이던 시기에 팀원들과 함께 바라봤던 목표도 있었고, 내가 이루고자하던 개인적인 목표나 미래 내 모습도 있었고, 모든 체력과 시간을 회사에 쏟았던 거 같다.
그렇게 애정을 쏟으면서 일했던 회사와 서비스를 뒤로한다는 게 진짜 단순히 회사를 나가는게 아니라 정들었던 서비스랑 이별하는 느낌이었다. 진짜 남자친구랑 이별하는 거랑 똑같은 급이었다 ㅋㅋㅋ
아무튼 당시엔 참 기분이 이상했는데 이것도 지나고나서는 내 커리어에 대해 객관적으로 생각하고 더 깊이 고민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던 거 같다.
지금도 내가 첫 회사만큼 열정과 애정을 갖고 일할 수 있는 회사를 만날 수 있을까? 라는 생각이 있긴 하다. 근데 뭐 첫사랑도 점점 다른 사랑으로 잊혀지듯이.... 언젠가 더 좋은 회사를 만나겠지 생각하고 있다 ㅎㅎㅎ
물론 나도 더 좋은 인재가 되어야 가능하겠지만! 2022년엔 더 화이팅해 슬아! 급 마무리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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